장마토 010 5849 1092

대기실 이야기(2)

22 장마토 2 539 09.24 22:46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 어느 평일.


해마나 추석 전 1주일, 추석 후 1주일간은 유흥업의 비수기 중의 극 비수기 기간입니다.

역시나 그 날도 손님이 없어서 대기실에 일 없는 아가씨들이 앉아 있었죠.


이런 상황이면 아주 많이 곤란합니다.


손님이 너무 없는 날이면, 방 못본 아이들에게 어느정도 티씨를 개인돈으로 챙겨주는 편인데 그 날은 특히 너무 심했거든요.

추석 전에 손님이 없는건 내 잘못이 아니라구! 그건  순전히 추석 탓일 뿐이라구...ㅜㅜ


어찌됐건 손님이 언제 올지 모르니 애들 퇴근은 막아야 합니다.

그래서 이 날은 대기실에서 게임을 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아주 오래전 화상채팅 '오마이러브'에서 꽤나 유명한 음악방 방장이었거든요.

또 믿어지지 않겠지만 아프리카tv에서 살짝 bj도 했었고...


그래서 대기실에서 멍 때리면 애들 지루해 할까봐 레크레이션을 진행합니다.

뭐 가족오락관과 음악퀴즈를 접목한 그런 게임이요.


상금도 걸어야겠죠.

지갑에서 1만원권 지폐를 꺼내놓습니다.


"자 이제부터 음악을 틀을거야. 듣자마자 노래 제목과 가수를 한번에 맞히면 되는거야."


제가 지니뮤직 유료회원이거든요.

일부러 가입한건 아닌데, LG 유플러스를 사용하니 지니뮤직이 무료라는...


첫곡은 코요태의 순정입니다.


오오오~ 오오오~ 오오~오호오호오~~


"코요태!...."


"코요태의 뭐??"


"아. 제목이...."


"힌트. 두글짜!"


"음 .... 순...정?"


"순정. 정답!!"


자 일단 이렇게 대기실에서 멍때리던 언니들의 이목은 집중시켰습니다.


"연습판이었고, 이렇게 하는거야.

노래 제목과 가수를 한번에 맞히는거야. 어느 하나만 말하면 틀린거.

그리고 구호를 정하자."


"구호요?"


"응. 넌 브라질리언 했다고 했으니까 빽보해. 빽보!"


"뭐 있어요? 상품?"


"응. 여기 1만원 올려놨잖아. 5점 먼저 내면 이거 가져가는거야."


"그럼 할래요. 나 빽보!"


"꼭 야한 이름으로 해야 하나요?"


"응. 그래야 잼나지. 넌 함몰해. 함몰!"


"나 함몰 아닌데?"


"그냥 해. 옆에 쟤 빽보 보다는 낫잖아!"


"에..그래요. 대충 하지 뭐. 나 함몰."


"나는 이쁜거 할래."


"닥쳐. 너는 질염해 질염."


"나 냄새 안나는데??"


"알게 뭐야. 대충 해. 질염~"



........이렇게 단 돈 1만원을 걸고 음악퀴즈가 시작이 되었습니다.


"문제~ 나갑니다!!"


'헤이 보이~ 휘휘~휘휘휘휘 휘휘~'


"질염!"


"질염. 말하셈."


"블랙핑크 휘파람!"


"질염 정답! 1점"



"자. 다음문제 나갑니다."


"띵딩띵띠딩 띵띵띵띵 띵딩띵띠딩 띵띵띵띵"


"뭐지... 이거?"


"동요 아니에요?"


"동요 아닌데 다들 동요인줄 아는...."


"빽보! 아빠와....아빠와...."


"힌트. 무슨 파스?"


"돟전파스??"


"동전파스 아니고!!"


"함몰! 아빠와 크레파스!"


"가수는?"


"가수를 어떻게 맞혀요?"


"배따라기 모르나? 다들?"


"배따라기가 뭐야. 그걸 어떻게 맞혀?ㅠㅠ"


"아 알겠어. 다시 낼께."



"문제 나갑니다!"


'아~예~~ 태사자 인 더 하우스!'


"함몰! 태사자 도!!"


"오옷. 대단한데? 함몰 정답! 함몰 1점!"


"아니. 요즘 노래좀 내요. 나 태어나지도 않은 정자시절 노래를 왜..."


"그래도 이렇게 맞히는 애도 있잖아."


"저 함몰 언니는 연세가 많으신가보죠 뭐.ㅠ"



"알겠어. 다음 문제. 이번엔 쉬운거.......문제...나갑니다!!"


'어디까지 왔나. 또 어디 숨었나. 맘에 들어 왔나. 나나나나나 알랔큐~'


"함몰! 티아라 롤리폴리!"


"스펠링까지!"


"알오엘와이 피오엘와이!"


"함몰 정답! 함몰 2점!!"



..........게임은 이런식이었습니다.


중간 중간에 장변, 동훈, 수희실장이 껴 들와서 정답을 말해버리고 도망가곤 했고... 가끔 웨이터 승호도 정답만 툭 던져놓고 도망가곤 했습니다.


아무래도 요즘 젊은 아가씨들 보다는 옛날 노래에 강할테니까요.


게임이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줄 몰랐고, 여러판을 하다보니 제 개인돈이 4만원이나 나갔습니다.

빽보랑 함몰이 번갈아서 상금을 타 갔고, 질염은 계속 몇 문제를 못 맞히더군요.

아무래도 나이가 가장 어리니까 그럴수 밖에요.


이 질염 구호를 쓰던 녀석은 예전에 제가 쓴 글


https://blog.naver.com/dreamer0721/221347336458

초이스는 학벌순이 아니잖아요.



의 '검정이' 그 녀석입니다.


굉장히 재미있고 엽기적인 친구죠.


계속 상금을 못 타가서 약이 바짝 오른 질염(검정)이...

도대체 이게 뭐라고 약 오르기까지. ㅎㅎ


게임을 많이 하다보니 낼 노래가 없더군요.


그래서 아주 오래전 노래를 소환했습니다.


"문제~ 나갑니다."


'오~오~오오오~ 오오오오 오오오~'


"어어. 이거 뭐지?"


"힌트. 가리봉 오거리 가스배달 오토바이가 많이 틀던..."


"오~오~오오오~ 오오오오 오오오~'


"아. 이거 뭐예요? 언제쩍 노래를."


"닥치고 맞히기나 해!"


'난 지금 화가 몹시 나 있어. 도대체 더 이상 참을수가 없어. 널 사랑하는 날 두고 또 다른 남자를 만날수가 있어? 허 세상에 이럴수가. 나 지금 너에게 걸어가고 있어. 널 어떻게 쳐다봐야 하나. 이런 저런 걱정 뿐인데.'


"아! 함몰!"


"함몰 말하셈!"


"철수와 미애! ...아 노래 제목이...ㅠ"


"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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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보!"


"빽보 말하셈!"


"철수와 미애. 너는 왜??"


"땡. 가수 이름 아깝...!"


이때 가만히 듣고 있던 질염(검정)이.

큰 소리로 구호를 외칩니다!


"아. 질염! 질염!!!!"


"응. 그래 질염 말하셈"


"너는 왜. 미애와....철?"


"미친...ㅋㅋㅋㅋㅋ"



............


'철이와 미애'를 헷갈려서 한명이 '철수와 미애'라고 했고,

그걸 또 그대로 컨닝한 다른 한 명.


그게 틀리자 바로 응용해서 '미애와 철수'로 바꾼 질염이...


참 대단한 응용력입니다.



..........그렇게 손님이 없던 추석전 평일의 대기실의 시간은 깊어갔습니다.

상금으로 모인 돈으로 다같이 양대창 먹으러 갔다는 소문이...





옛 이야기가 생각이 납니다.



어느 학교에서 시험을 봤는데 문제는 '생각하는 사람을 만든 조각가는?'이었다고 합니다.


제일 앞에 앉은 친구는 '로뎅'이라고 정확하게 답을 적었고,

뒤에 앉은 친구가 컨닝을 했다요.


컨닝할때 너무 똑같이 쓰면 컨닝한게 걸리까봐 좀 다르게 변형해서 썼답니다.

'오뎅' 이라고...


그러자 또 그 뒤에 앉은 친구가 컨닝을 했는데,

똑같이 쓰면 컨닝한게 걸릴까봐 또 다르게 썼다네요.


'뎀뿌라!' 라고...



※ 추석연휴 끝나고 손님이 많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by. 장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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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미애와철수ㅋㅋㅋㅋ 참신하네요ㅋㅋ
연휴 끝나면~~
브라질리언 백X 제스타일 입니다
보여줘 보여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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